의학을 처음 공부하는데 해부학은 누구에게나 힘든 과목 중에 하나로 꼽힌다. 그 이유로 해부학은 ‘암기해야 할 내용이 많다.’거나 ‘생소한 용어가 많아서 잘 익숙해지지 않는다.’라는 말을 한다. 대부분의 해부학 교과서는 두꺼운 서적이 많고, 기술방법이 다양해서 학생들이 이해하면서 공부하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지 도 모르겠다.
그런데 해부학은 왜 공부하기 어려운 것 일까? 해부학 교과서의 기술방식은 매우 단순하다. ‘여기에 이러한 것이 있고, 이것을 무엇이라고 한다.’ 또는 ‘이것은 이렇게 되어 있다.’ 등 그 문장이 매우 단순하게 표현되어 있어 결코 이해하지 못 하는 내용은 아닐 것이다. 다만, 주어나 목적어로 사용되는 단어나 위치나 운동 방향에 대한 표현과 관련된 해부학 용어가 생소하여 익숙하지 않을 뿐이다.
생소하다는 말은 예를 들어 지금까지 전혀 가본 적도 없는 곳에 이사했을 때를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처음에는 집 주변의 지리를 전혀 몰라 우선 생활에 필요한 가게, 지하철역, 버스 정류장 위치 등 당장 필요한 장소나 도로 등을 확인 한 후 생활하다가, 휴일이나 여유 있는 시간에 집 주변을 산책하면서 서서히 그 지역에 익숙해져 가지 않는가? 해부학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여러분은 결코 해부학이 생소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해부학이 대상으로 하는 것은 바로 우리의 ‘몸’이기 때문이다.
머리, 가슴, 배, 팔, 손, 발이라고 말했을 때 그것이 인체 어느 부분을 가리키는지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낯선 곳으로 처음 이사한 것보다 훨씬 익숙하지 않은가? 이 정도 익숙하다면 다음은 집 주변을 산책하듯, 좀 더 자세하게 알아가는 일만 남은 것이다. ‘무언가 불거져 나와 있는데 이것은 뭐지? 혹은 이 밑은 어떻게 되어 있을까?’ ‘왜 허리를 굽혀야 다리를 배에 닿게 접을 수 있을 까?’ 등 흥미를 가지고 다가서면 계속해서 더 많이 알고 싶어지지 않겠는가?
여기까지 읽었다는 것은 이미 해부학을 시작했다는 말이다. 해부학에 익숙해질지의 여부는 그다음의 한 걸음을 내디딜 수 있는가에 달렸다. 이 책의 소개 부 분에서 해부학의 역사를 간단히 정리했다. 옛날 사람들은 그다음의 한 걸음을 내 디디려고 해도 그 방법이 없었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란다. 그러나 지금 여러분들에게는 다양한 교재가 있어서 어떤 식으로든 그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이 책은 인체를 계통별로 나누어 그림을 사용해서 복잡하고도 난해한 인체의 구조를 쉽고 간결하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임상에서 꼭 필요한 해부학적 지식을 단기간에 습득시켜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교실 김 항 래